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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의 시간 제약은 은퇴 전환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미국 시간사용조사와 건강·은퇴연구를 결합한 Friedberg, Sun, Webb(2008)를 검토해, 직업별 시간사용 왜곡과 이직·은퇴 전환의 연관성, 결과의 불일치와 해석 한계를 정리한다.

일은 비시장 활동에 쓸 수 있는 시간의 양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수면·식사·가사·돌봄·여가를 할 수 있는 시간대도 바꾼다. Friedberg, Sun, Webb(2008)는 이런 시간 제약이 중고령 근로자의 이직과 은퇴 전환에 연결되는지 살펴봤다.

연구의 핵심 아이디어는 두 자료를 결합하는 것이다. 미국 시간사용조사(American Time Use Survey, ATUS)로 직업군별 시간사용 왜곡을 측정하고, 건강·은퇴연구(Health and Retirement Study, HRS)에서 관찰된 고령 근로자의 연간 노동시장 전환에 그 측정치를 연결했다. 다만 서로 다른 표본에서 만든 직업군 수준의 지표를 결합한 관찰연구이므로, 시간 제약이 이직이나 은퇴를 일으켰다는 인과효과를 보여주는 설계는 아니다.

무엇을 시간 제약으로 보았나

연구진은 비근로 활동을 세 범주로 나눴다.

  • 가사생산(household production): 가사와 아동·다른 사람에 대한 돌봄
  • 여가(leisure): 대화, 독서, 텔레비전 시청, 신체활동 등
  • 필수 개인활동(tertiary activities): 수면, 식사·음료 섭취, 목욕·몸단장 같은 개인관리

ATUS 응답자의 하루를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15분 간격 70개 구간으로 나누고, 각 구간에 세 활동 중 하나를 할 확률이 근로 여부와 직업군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가중 프로빗 모형으로 추정했다. 산업 4범주와 직업 3범주를 결합하되 표본 수를 고려해 일부를 묶어 모두 10개 직업군을 구성했다. 근로 여부의 효과와 평균 근로시간의 효과를 따로 반영하고 성별, 연령, 인종·히스패닉 여부, 혼인상태와 자녀 연령 등을 통제했다. 원문 PDF 6~10쪽에 자료와 측정 절차가 설명되어 있다.

각 직업군의 시간 제약 지수는 비근로자와 해당 직업군 근로자 사이의 활동확률 차이를 70개 구간에 걸쳐 절댓값으로 합한 값이다. 따라서 이 지수는 하루 중 활동 배치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나타내지만, 어느 시간대에 활동이 늘거나 줄었는지는 한 숫자 안에서 사라진다.

두 자료와 분석단위

ATUS는 20032007년 반복 횡단면 자료다. 5개 연도를 합친 72,922명에서 산업·직업 정보가 없는 근로자 895명과 60세 이상 응답자를 제외한 뒤 55,318명을 시간사용 분석에 사용했다. 연구진은 60세 이후에도 계속 일하는 사람이 선택된 집단일 수 있다는 이유로 60세 이상을 제외했다. ATUS의 분석단위는 개인의 하루이며, 직업군별 지표를 만들 때는 하루 안의 15분 구간별 활동확률을 이용했다(원문 PDF 68쪽).

HRS는 19311941년 출생자가 포함된 미국 종단조사다. 연구진은 1992년부터 2004년까지 첫 7개 조사차수를 사용했다. 1992년의 12,652명에서 2차 조사에도 참여한 사람, 당시 5069세인 사람, 대도시권 거주자와 노동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을 순차적으로 남겨 9,965명의 노동시장 전환을 관찰했다. 이를 생일에서 다음 생일까지의 개인-연도(person-year) 자료로 바꾼 뒤, 기간 시작 시점에 일하지 않던 관측치와 산업·직업·자영업 정보가 없는 관측치를 제외한 최종 분석자료는 33,655개 개인-연도 관측치였다. 최종 분석표본에 포함된 고유 개인 수는 원문에 별도로 보고되지 않았다(원문 PDF 11쪽).

HRS의 연간 결과는 기존 일자리에 계속 근무, 다른 일자리로 이동, 일하지 않음으로 전환이라는 세 범주다. 연구진은 이를 각각 stay in job, leave for another job, retire로 명명하고 다항로짓(multinomial logit)으로 분석했다. 여기서 ‘은퇴’는 기간 말에 일하지 않는 상태로 이동한 관측 정의이며, 응답자의 주관적 은퇴정체성이나 모든 형태의 부분은퇴를 직접 측정한 정의는 아니다(원문 PDF 12~14쪽).

먼저 확인되는 기술적 패턴

55세부터 56세 사이에는 기간 시작 시점에 일하던 사람의 88.2%가 같은 일자리에 남았고, 7.0%가 다른 일자리로 이동했으며, 4.8%가 은퇴로 분류되었다. 같은 일자리 유지 비율은 60세 86.5%, 61세 84.7%, 62세 77.7%였고, 은퇴 전환은 각각 8.5%, 11.7%, 16.7%로 높아졌다. 이 수치는 연령별 전환을 묘사한 것이며 시간 제약의 효과 추정치는 아니다(원문 PDF 12쪽).

직업군별 시간사용 왜곡도 서로 달랐다. 전체 표본에서 세 활동의 제약 지수를 합한 값은 비전문 서비스의 비숙련 직업군 7.45에서 농업·건설·광업 직업군 17.36까지 분포했다. 숙련 전문서비스 직업군의 합계는 11.73이었다. 이를 70개 시간구간으로 나눈 16.8%포인트는 세 활동에서 나타난 절대 확률차를 합산한 평균이므로, 한 활동의 참여확률이 16.8%포인트 감소했다는 뜻은 아니다(원문 PDF 10쪽과 22쪽).

이직과 은퇴 결과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세 활동을 합친 총 시간 제약 지수를 넣은 모형에서 지수의 상대위험비(relative risk ratio, RRR)는 다른 일자리로 이동하는 결과에 1.204, 은퇴 결과에 0.966으로 제시되었다. 저자들은 이를 총 시간사용 왜곡이 클수록 이직 가능성은 높지만 은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결과로 설명했다. RRR은 확률 그 자체가 아니며, 이 추정치는 10개 직업군 사이의 제한된 변이에 의존한다(원문 PDF 14쪽과 24쪽).

활동별 지표에서는 비교적 일관되게 읽을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나뉜다. 본문 여러 대목은 여가 제약이 클수록 다른 일자리로 이동하는 경향이 높고, 가사생산 제약이 클수록 다른 일자리로 이동하는 경향이 낮으며, 필수 개인활동 제약은 다른 일자리 이동과 연결된다고 서술한다. 그러나 은퇴 방향에 관한 서술은 원문 내부에서 일치하지 않는다.

원문 PDF 14쪽은 여가 왜곡이 이직과 은퇴를 늘리지만 은퇴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고, 필수 개인활동 왜곡은 이직을 늘리되 은퇴를 줄인다고 서술한다. 반면 PDF 15쪽은 필수 개인활동 왜곡이 이직과 은퇴를 모두 늘리고, 가사생산 왜곡은 이직을 줄이지만 은퇴를 늘리며, 여가 왜곡은 이직을 늘리지만 은퇴를 줄인다고 적었다. 초록과 결론인 PDF 3쪽과 16쪽은 다시 14쪽과 가까운 방향을 제시한다. 표의 수치·표준오차 배열도 PDF 텍스트만으로는 일부 열을 안정적으로 복원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글은 활동별 제약이 은퇴를 늘리는지 줄이는지를 확정된 결론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원문에서 반복되는 방향만으로도 직업군별 시간 배치와 일자리 이동이 연관될 가능성은 검토할 수 있지만, 활동별 은퇴 방향과 통계적 유의성은 출판된 표 원본이나 저자에게 확인하기 전까지 유보해야 한다.

연구가 보여주는 범위와 한계

첫째, ATUS에서 만든 시간 제약은 개인별 측정치가 아니라 10개 산업·직업 집단의 평균적 지표다. HRS 개인이 실제로 겪은 일정 유연성, 교대시간, 돌봄시간이나 수면 부족을 직접 측정한 것이 아니다.

둘째, 시간 제약 지표는 직업군 안에서 변하지 않으므로 직업군 자체의 다른 특성과 분리하기 어렵다. 연구진도 모든 직업군 더미를 동시에 통제할 수 없는 공선성 문제와 측정되지 않은 직업 특성의 가능성을 지적했다(원문 PDF 13쪽).

셋째, 모형은 성별, 연령, 인종, 교육, 건강, 자산, 임금, 근속, 사업장 규모, 노조, 직무요구와 연금유형 등을 통제했지만, 사회보장연금 자산과 은퇴유인은 제한자료가 필요해 포함하지 않았다. 통제가 많아도 관찰되지 않은 차이와 역인과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원문 PDF 14쪽).

넷째, ATUS의 2003년 응답률은 57%였고 바쁜 사람이 응답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저자들은 관찰된 바쁨 관련 특성이 응답률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는 선행분석을 언급하지만, 비응답 편향이 없음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원문 PDF 6쪽).

다섯째, HRS 표본은 1931~1941년 출생 미국인이고 분석에서 비대도시권 거주자가 제외되었다. 결과를 현재 한국의 중고령 근로자, 자영업자, 농어촌 근로자 또는 다른 연금제도에 그대로 일반화할 수 없다.

DASISIJAK 관점에서의 제한적 해석

이 연구는 브리지 고용을 단순히 ‘계속 일할 것인가’의 문제로만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음을 시사한다. 같은 근로연장이라도 일과 비근로 활동의 시간대가 충돌하면 현재 일자리를 떠나 다른 일자리로 이동하려는 선택과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HRS의 ‘다른 일자리’가 경력직, 시간제, 자영업 또는 전형적인 브리지 일자리인지 이 분석만으로는 구분할 수 없다.

조직과 정책은 근로시간의 총량뿐 아니라 시간대의 예측가능성, 일정 조정권, 돌봄·가사와의 충돌, 수면과 식사 같은 필수 활동의 회복 가능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이는 원 연구가 효과를 검증한 정책 처방이 아니라, 시간사용 제약이라는 분석틀에서 도출한 DASISIJAK의 해석이다.

저자들은 유연근로시간처럼 시간 제약을 완화하는 방안이 평균 은퇴연령에 미칠 영향을 후속 연구로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원 연구는 실제 유연근로 개입을 평가하지 않았으므로, 유연한 일정이 은퇴를 늦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원문 PDF 16쪽).

독자를 위한 핵심 정리

  • 일은 비근로 활동의 양뿐 아니라 활동이 가능한 시간대를 바꾸며, 그 양상은 10개 직업군 사이에서 달랐다.
  • 총 시간사용 왜곡이 큰 직업군에서는 다른 일자리로 이동하는 상대위험이 높게 나타났지만, 총 지표와 은퇴의 관계는 뚜렷하지 않았다.
  • 활동별 제약과 은퇴 방향은 원문 본문·초록·결론 사이에 상충하는 서술이 있어 확정적으로 요약할 수 없다.
  • 이 연구는 서로 다른 두 관찰자료를 직업군 수준에서 연결했으므로 개인 수준의 인과효과나 유연근로 정책의 효과를 입증하지 않는다.
  • 브리지 고용 연구에서는 근로 여부뿐 아니라 일정의 예측가능성, 시간대 통제권과 비근로 활동의 충돌을 함께 측정할 필요가 있다.

출처

이 연구노트가 검토한 원문의 정확한 서지정보는 다음과 같다. Friedberg, L., Sun, W., & Webb, A. (2008). What Effect Do Time Constraints Have on the Age of Retirement? Center for Retirement Research at Boston College, CRR WP 2008-17.

이 글은 원문을 바탕으로 DASISIJAK이 작성한 독립적인 연구 해설이며, 원 저자·Center for Retirement Research·미국 사회보장청의 승인이나 보증을 의미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