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일하는 이유: 생애 일·가족 궤적과 재정·건강의 관계
유럽 은퇴자 자료를 통해 생애 일·가족 궤적, 재정·건강, 복지지출과 브리지 고용의 관계를 살펴보고 인과해석의 한계를 짚습니다.
1. 연구 질문
은퇴 후 유급노동을 하는 브리지 고용(bridge employment)은 경제적 필요만으로 설명될까? 이 연구는 은퇴 이전의 일·가족 궤적과 브리지 고용의 관계에서 재정과 건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관계가 국가의 복지지출에 따라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누적적 이점·불이익과 복지국가 관점을 결합한 관찰연구이며, 개인의 동기나 정책의 인과효과를 직접 입증한 연구는 아니다. [논문 pp. 49–55]
2. 자료와 분석 대상
분석 단위는 개인이며, 표본은 유럽 28개국의 58,644명이다. SHARE의 회고조사와 전향조사를 결합했고, 표본 선정에는 50세 이상이면서 50세 이후 은퇴를 경험했다는 조건이 적용되었다. 일·가족 궤적은 15–49세의 이력이다. 자료는 SHARE Waves 1–9와 Eurostat 등을 활용하지만, 분석에 포함된 달력연도의 정확한 시작·종료 범위는 본문에서 명시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논문 pp. 53–56]
브리지 고용은 같은 조사 차수에 근로소득과 연금소득을 함께 받은 경우로 측정했다. 관측된 차수 중 이러한 경우가 한 번이라도 있으면 일하는 은퇴자로 분류했고, 은퇴자로 관측된 차수에서 연금소득만 받은 사람을 비교집단으로 삼았다. 따라서 이 지표는 참여의도나 구직 희망을 뜻하지 않는다. [논문 pp. 53–54]
3. 일·가족 궤적과 분석 방법
선행연구에서 도출한 여섯 궤적을 사용했다. 전일제 근로·파트너 동거·자녀가 있는 유형을 기준으로, 전일제 근로·파트너 부재·자녀가 있는 유형, 전일제 근로·독신 또는 무자녀 유형, 시간제 근로·파트너와 자녀가 있는 유형, 비취업·파트너와 자녀가 있는 유형, 자영업·파트너와 자녀가 있는 유형을 비교했다. 이는 생애이력의 군집이지 현재의 가족상태만을 구분한 것은 아니다. [논문 pp. 50, 54]
개인·국가연도·국가의 3수준 선형확률모형과 별도의 병렬 매개분석을 사용했다. 재정은 가구의 생계유지 용이성, 건강은 주관적 일반건강으로 측정했다. 국가의 연금·의료지출은 GDP 대비 지출에 노년부양비를 반영한 지표이므로 단순한 지출액과 같지 않다. [논문 pp. 54–55]
4. 궤적별 브리지 고용의 차이
표본에서 일하는 은퇴자의 비중은 26.22%였다. 통제변수를 포함한 모형 1에서 기준집단 대비 브리지 고용 확률 차이는 전일제 근로·파트너 부재·유자녀 유형이 +2.5%포인트, 전일제 근로·독신 또는 무자녀 유형이 -2.7%포인트였다. 시간제 유형은 +8.0%포인트, 비취업 유형은 -3.0%포인트, 자영업 유형은 +12.4%포인트였다. 이 수치는 모형상 연관성이며 특정 궤적의 인과효과가 아니다. [논문 p. 56 표 2, p. 57 표 3]
5. 재정과 건강은 같은 방식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재정적 여유와 좋은 주관적 건강은 브리지 고용 가능성과 정적으로 관련되었다. 재정 경로에서 유의한 간접관계는 모두 억제 양상으로 보고되었다. 예컨대 일부 궤적은 전체적으로 브리지 고용 가능성이 높아도, 상대적으로 낮은 재정적 여유를 거치는 경로에서는 가능성이 낮았다. 따라서 이를 단순히 돈이 부족해서 더 일한다고 요약하면 결과의 방향을 뒤집게 된다. [논문 pp. 57–60]
건강을 통한 부적 간접관계는 전일제 근로·독신 또는 무자녀 유형과 비취업·파트너 및 자녀가 있는 유형에서 확인되었다. 사회적 교류나 정체성이 추가 설명이 될 수 있다는 논의는 저자들의 해석이며, 해당 동기를 직접 측정한 결과는 아니다. [논문 pp. 58, 60]
6. 복지지출 결과에는 조건이 붙는다
전체 분석에서 재정적 여유와 연금지출의 상호작용은 유의하지 않았다. 다만 65세 이상에 은퇴한 사람으로 제한한 추가분석에서는 연금지출이 높은 국가일수록 재정적 여유와 브리지 고용의 정적 관계가 약했다. 이는 현재 나이가 65세 이상인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는 뜻이 아니다. [논문 p. 53 각주 1, pp. 58, 60]
전체 모형에서는 의료지출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좋은 건강과 브리지 고용의 정적 관계가 유의하게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의료지출이 건강에 따른 참여 격차를 완화할 것이라는 연구진의 가설과 반대 방향이다. 다만 은퇴연령을 60세 이상으로 제한하거나 성별로 나눈 하위분석에서는 이러한 상호작용이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의료지출 확대의 인과효과나 집단 간 일관된 효과로 해석할 수 없다. [논문 p. 53 각주 1, p. 57 표 3, pp. 58–59]
7. 해석의 한계와 다시시작의 시사점
표본의 44%에서는 재정·건강을 은퇴 이전에 측정했지만, 56%에서는 종속변수와 같은 조사 차수에서 측정했다. 또한 의료지출 자료가 해당 연도에 없는 표본 23%에는 가장 가까운 연도의 값을 사용했다. 연금수급 기준의 표본 선정, 미신고 노동의 누락 가능성, 파트너의 궤적·건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도 해석의 한계다. [논문 pp. 54–55, 60] 재정·건강과 브리지 고용을 서로 다른 조사 차수에서 명확한 시간적 순서에 따라 측정한 표본으로 제한한 추가분석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보고되었다. 다만 이러한 강건성 확인이 관찰연구의 인과추론 한계를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 [논문 p. 54 각주 2]
다시시작의 해석: 브리지 고용 상담에서는 일할 필요와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구분하고, 현재 소득뿐 아니라 가족이력과 건강을 함께 질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연구의 유럽 은퇴자 결과를 한국의 50대 공공기관 재직자나 브리지 고용 참여의도에 그대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이는 국내 연구 설계를 위한 제안이지 국내 효과에 관한 실증결과가 아니다.
8. 원문과 검토 안내
Firat, M., Visser, M., & Kraaykamp, G. (2026). What drives people to work in retirement? The role of work–family trajectories, finances, health, and welfare state generosity in bridge employment across Europe. Work, Aging and Retirement, 12, 48–68. https://doi.org/10.1093/workar/waaf005 — 이 서지는 제공된 원문의 제목과 저자 및 권·쪽 정보를 보존한 것이다. 본문 쪽 번호는 PDF 뷰어 번호가 아니라 인쇄된 논문 쪽 번호를 뜻한다.
제공된 PDF에는 권호 연도 2026과 온라인 선공개 연도 2025가 함께 표시된다. 또한 그림 2의 주석은 직접·간접효과를 로그오즈 척도로 설명하므로, 표 3의 선형확률모형 계수와 혼용하지 않았다.